열 살짜리 꼬마 김전과 혼인한 송씨(김지미)는 어릴망정 남편을 남편으로 깍듯하게 대하고 남편이 글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도록 다독거린다. 그로부터 10년 후 장성한 김전(신성일)은 과거를 보지만 볼 때마다 낙방해 '낙방거사'란 별명을 얻는다. 송씨는 마음 약한 김전이 독한 마음을 품도록 하기 위해 과거에 장원급제할 때까지 집에 들어올 생각을 말라며 과거에서 또 낙방하고 돌아온 김전을 집에서 쫓아낸다. 김전은 글공부는커녕, 기생 월선(전양자)에게 빠져 술로 세월을 보낸다. 한편, 남편을 위해 치성을 드리던 송씨는 한 대사로부터 백일간 곡기를 끊으면 소원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곡기를 끊는다. 어느날 김전은 꿈에서 송씨를 만나 마음을 가다듬어 어전별시를 치루라는 당부를 듣는다. 정신을 차린 김전은 월선의 집을 나와 꿈에서 송씨를 만난 개울가를 찾아가는데, 그 개울 옆 나무에는 꿈에서처럼 ‘마음 심’자가 새겨져 있었다. 김전은 다시 과거에 응시하는데, 놀랍게도 이번 과거의 시제가 바로 ‘마음 심’자였다. 김전은 장원급제해 집을 찾아오지만, 송씨는 이미 세상을 뜨고난 뒤였다.